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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웰빙·의료

여성이 알아야 할 심근경색의 숨겨진 신호들

by 온유한 건강 2025. 7.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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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근경색 하면 흔히 가슴을 움켜쥐고 쓰러지는 장면을 떠올리게 됩니다. 하지만 이런 전형적인 증상은 주로 남성에게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여성들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심근경색을 경험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실제로 응급실을 찾는 여성 환자들 중 상당수가 "설마 심장병일 줄은 몰랐다"고 말하곤 합니다.

여성의 심근경색 증상이 남성과 다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우선 호르몬의 차이가 가장 큰 요인입니다. 에스트로겐은 혈관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데, 폐경 이후 이 호르몬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심혈관 질환의 위험이 높아집니다. 또한 여성들은 남성에 비해 미세혈관 질환이 더 흔하게 발생하는데, 이는 큰 혈관이 막히는 전형적인 심근경색과는 다른 양상을 보입니다.

여성들이 경험하는 가장 흔한 비전형적 증상 중 하나는 소화기 증상입니다. 갑작스러운 소화불량, 메스꺼움, 상복부 불편감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를 단순한 위염이나 식중독으로 오해하기 쉽습니다. 특히 명치 부근의 답답함이나 트림, 복부팽만감이 동반되면 더욱 소화기 질환으로 착각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런 증상이 평소와 다르게 갑작스럽고 심하게 나타난다면 심근경색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놓치기 쉬운 여성 심근경색의 주요 증상들

호흡곤란과 극심한 피로감도 여성 심근경색의 대표적인 증상입니다. 가슴통증 없이 갑자기 숨이 차거나, 평소보다 훨씬 쉽게 피곤해지는 경우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계단 몇 개만 올라가도 숨이 차거나, 충분히 잠을 잤는데도 극도의 피로감과 무기력을 느낀다면 주의깊게 살펴봐야 합니다. 많은 여성들이 이런 증상을 단순한 스트레스나 과로, 혹은 갱년기 증상으로 여기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통증의 양상도 남성과 다릅니다. 전형적인 가슴 중앙의 압박감 대신, 턱, 목, 어깨, 등, 팔 부위의 통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특히 왼쪽 어깨나 등 상부의 묵직한 통증, 목 뻣뻣함, 턱 통증 등이 치통이나 근육통으로 오해받기 쉽습니다. 이런 통증들은 보통 서서히 시작되어 점차 심해지는 양상을 보이며, 휴식을 취해도 쉽게 나아지지 않는 특징이 있습니다.

현기증과 불안감도 간과해서는 안 될 중요한 신호입니다. 평소보다 자주 어지러움을 느끼거나, 갑자기 눈앞이 흐려지면서 기절할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명확한 이유 없이 극도의 불안감이나 죽을 것 같은 공포감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가슴이 조이는 듯한 답답함이나 불쾌한 감각이 동반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런 증상들은 공황장애나 불안장애로 오진되기 쉬워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칠 수 있습니다.

여성 심근경색의 원인과 특징 이해하기

여성에게서 이런 비전형적 증상이 나타나는 이유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에스트로겐 호르몬의 보호 효과와 관련이 깊습니다. 가임기 여성들은 에스트로겐의 보호로 심혈관 질환 발병률이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하지만 폐경 이후 에스트로겐 수치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동맥경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이때 나타나는 심혈관 질환의 양상이 남성과 다를 수 있습니다.

특히 여성들은 미세혈관 질환의 빈도가 높습니다. 큰 관상동맥이 막히는 전형적인 심근경색과 달리, 작은 혈관들의 기능 이상으로 인해 심장 근육에 충분한 혈액 공급이 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전형적인 가슴통증보다는 호흡곤란, 피로감, 불안감 등의 증상이 주로 나타나게 됩니다.

또한 여성들의 통증 인식과 표현 방식도 남성과 차이가 있습니다. 여성들은 통증을 좀 더 구체적이고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하는 경향이 있으며, 감정적인 요소와 함께 증상을 설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차이로 인해 의료진조차도 초기에는 심장질환을 의심하지 않을 수 있어, 진단이 지연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합니다.

응급상황 인지와 적절한 대처법

여성 심근경색의 위험 신호를 놓치지 않으려면 몇 가지 핵심 포인트를 기억해야 합니다. 앞서 언급한 증상들 중 2개 이상이 동시에 나타나거나, 평소와 다른 갑작스럽고 설명할 수 없는 피로감, 숨참, 통증이 있다면 즉시 응급실을 방문해야 합니다. 특히 이런 증상들이 점진적으로 악화되거나 휴식을 취해도 호전되지 않는 경우에는 더욱 주의가 필요합니다.

병원에서는 심전도 검사와 심장효소 검사를 통해 심근경색을 진단합니다. 특히 트로포닌(Troponin) 수치는 심장근육 손상을 나타내는 중요한 지표입니다. 하지만 여성의 경우 초기 검사에서 정상으로 나올 수 있어, 증상이 지속되면 심장 초음파나 관상동맥 조영술 등의 정밀검사를 고려해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설마 내가 심장병일까?"라는 선입견을 버리는 것입니다. 많은 여성들이 자신의 증상을 과소평가하거나 다른 질환으로 생각하여 병원 방문을 미루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심근경색은 시간이 곧 생명인 질환입니다. 조금이라도 의심스러운 증상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응급실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입니다.

예방 차원에서는 정기적인 건강검진과 위험인자 관리가 중요합니다.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흡연, 비만 등은 여성에게도 동일하게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증가시킵니다. 특히 폐경 이후 여성들은 더욱 적극적인 심혈관 질환 예방 관리가 필요하며, 평소 자신의 몸 상태를 잘 파악하고 있다가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대처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합니다.